[팝업스토어 트렌드]매년 진화하는 메이커스 마크 ‘독주’의 방식

2026-09-02
💡

들어가기에 앞서
스위트스팟의 인사이트 오프라인 세션 <SPIN-OFF 26>은 매달 하나의 질문을 정합니다.
그리고 같은 질문을 실제 현장에서 고민해온 브랜드를 초대해, 완성된 결과보다 그 답을 찾아온 과정을 직접 듣습니다.


팝업과 브랜드 공간을 기획하는 실무자라면, ‘잘된 사례’보다 그다음이 더 궁금할 때가 있어요.

왜 이 방식을 택했는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꿨는지, 그리고 한 번의 경험이 어떻게 다음으로 이어졌는지 말이죠.

8월, 스위트스팟이 던진 질문도 여기에서 시작됐어요.

한 번의 오프라인 경험은 어떻게 다음 경험으로 이어지고, 결국 브랜드의 자산으로 남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들고 여러 브랜드의 오프라인 활동을 살펴보던 중, 메이커스 마크의 ‘독주’에 시선이 멈췄어요.

2021년 문래동의 작은 바에서 시작한 ‘독주’는 삼각지와 을지로, 이태리를 거쳐 지금은 종로3가 낙원악기상가에서 열리는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이 됐어요.

SPIN-OFF 26 배너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발표 중인 산토리 글로벌 스피리츠 김홍배 님

장소도, 규모도 매년 달라졌지만 ‘독주’라는 이름은 계속 이어졌죠.

지금의 ‘독주’를 보면 커진 규모와 성과를 먼저 이야기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번 SPIN-OFF에서 저희가 더 들여다보고 싶었던 건 결과보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었어요.

이 모든 게 처음부터 계획된 일이었을까요?

만약 아니라면, 지금의 ‘독주’가 되기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거쳐왔을까요?

8월 25일 열린 〈SPIN-OFF 26〉 첫 번째 세션에서 산토리 글로벌 스피리츠 김홍배 님은 「매년 진화하는 ‘독주 페스티벌’의 기획과 전략」을 주제로 그 과정을 들려줬어요.


한국 시장의 언어로 풀어낸 메이커스 마크의 ‘태도’

메이커스 마크 로고가 띄워진 화면 앞에서 발표하는 김홍배 님

‘독주’를 이해하려면 먼저 당시 메이커스 마크가 한국에서 어떤 브랜드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메이커스 마크를 만든 새뮤얼즈 가문은 대대로 내려오던 위스키 레시피를 태우고 새로운 방식을 택했어요.

배럴부터 라벨, 병목의 레드 왁스까지 제조 과정 상당 부분에 여전히 사람의 손이 들어가죠.

효율만 생각한다면 이미 자동화했을 과정이에요.

그럼에도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는 태도는 메이커스 마크를 설명하는 중요한 특징이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상황이 조금 달랐어요.

미국에서는 위스키 판매량 4위의 오래된 브랜드였지만, 국내에서는 2008년 출시 이후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많지 않았거든요.

 

홍배 님은 당시 메이커스 마크가 역사는 오래됐지만, 한국에서는 사실상 신생 브랜드에 가까웠다고 설명했어요.

그래서 기존 위스키 소비자보다 앞으로 위스키를 마시게 될 25~34세 고객을 바라봤어요.

남이 정한 기준보다 자신의 취향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었죠.

여기서 메이커스 마크의 태도와 새로운 타깃을 연결하는 하나의 언어가 만들어졌어요.

자기 방식대로 만드는 브랜드와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

혼자 앞서 나간다는 뜻, 한 사람이 악기를 연주한다는 뜻, 그리고 독한 술이라는 의미까지 품은 ‘독주’였어요.

메이커스 마크가 가진 태도를 그대로 가져오는 대신, 한국의 새로운 타깃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한 셈이죠.


CASE #1. BAR 독주와 독주 라이브

설명보다 먼저 건넨 브랜드 경험

문래동 철공소 골목의 옛 고깃집 간판을 그대로 둔 채 대형 메이커스 마크 병 조형물을 세운 BAR 독주 외관

독주는 처음부터 브랜드 IP를 목표로 만든 프로젝트가 아니에요.

2021년 문래동 철공소 골목의 폐업한 고깃집에서 초대 손님만 받는 작은 행사 ‘BAR 독주’로 시작했어요.

고깃집 간판은 그대로 둔 채 안에는 작은 바를 만들고, 칵테일과 협업 작품, 메이커스 마크의 상징인 레드 왁스 디핑을 경험할 수 있게 했죠.

규모는 작았지만 방향은 분명했어요.

브랜드를 설명하는 대신, 직접 경험하게 만드는 것.

첫 시도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뒤, 2022년 삼각지에서 첫 공식 팝업 ‘독주 라이브’를 열었어요.

칵테일 가격은 5,000원으로 낮춰 처음 온 사람도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게 했고, 레드 왁스 커스텀과 아티스트 라이브 공연도 더했죠.

물론 처음부터 확신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코로나가 막 끝난 시기였고, 비교할 만한 행사도 거의 없었거든요. 사람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컸다고 해요.

그런데 결과는 달랐어요.

대기 시간이 최대 4시간까지 늘었고, 목표한 내부 KPI도 달성했죠.

다만 홍배 님에게 KPI는 내부 평가를 위한 최소 기준에 가까웠어요.

정작 오래 기억에 남은 건 숫자보다 방문객의 반응이었죠.

“칵테일이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다.”

메이커스 마크를 잘 알지 못한 채 친구를 따라오거나 지나가다 들어온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들은 설명을 듣고 브랜드를 이해한 게 아니었어요.

먼저 위스키 문화를 경험하고, 그다음에 메이커스 마크를 알아가는 순서였죠.


CASE #2. 독주 스튜디오

잘된 행사를 반복하지 않은 이유

붉은 네온 조명 아래 DOK-JU STUDIO 간판이 켜진 을지로 독주 스튜디오 외관과 내부를 채운 방문객들

BAR 독주와 독주 라이브는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졌어요.

같은 포맷을 조금씩 발전시키며 이어가는 것도 충분히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홍배 님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생겼어요.

‘매년 한 번 잘되는 행사에 머무는 게 맞을까?’

그래서 다음 해에는 형식보다 먼저 질문을 바꿨어요.

단발적인 행사가 아닌 장기적인 캠페인으로 자리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질문에서 2023년 을지로의 ‘독주 스튜디오’가 시작됐어요.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었어요.

‘메이커스 마크는 자기 방식을 고집하는 브랜드입니다’라고 직접 설명하는 대신, 실제로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독주의 세계 안으로 데려왔어요.

바텐더와 뮤지션, 아티스트, DJ 등이 단순한 출연자가 아니라 독주라는 세계를 함께 만드는 사람이 된 거죠.

홍배 님은 이 변화를 브랜드 메시지를 ‘사람’으로 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어요.

같은 이름 아래 사람과 콘텐츠를 계속 만들자

독주는 더 이상 1년에 한 번 열리는 행사의 이름에 머물지 않았어요.

아트 공모전, 패션과 푸드 협업, 언더그라운드 파트너십으로 활동이 넓어졌고, ‘독주’ 자체가 브랜드가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언어이자 캠페인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죠.


CASE #3. 독주 타운

가장 크게 펼쳐본 뒤에 남은 질문

이태원 독주 타운 갤러리 존, 대형 협업 아트워크와 네온 프레임에 걸린 포스터 작품들

2024년에는 1년 동안 확장해온 독주의 활동을 한 공간에 모았어요.

이태원에서 열린 ‘독주 타운’이에요.

갤러리와 클럽, 스테이지, 바, 루프탑까지 구성해 각각의 협업을 하나의 세계처럼 경험하도록 만들었죠.

독주가 품을 수 있는 범위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험한 해였어요.

그만큼 많은 예산과 콘텐츠가 들어갔고요.

그런데 할 수 있는 것을 한껏 펼쳐보고 나니, 오히려 반대의 질문이 남았어요.

계속 넓히는 게 정말 다음 진화일까?
이렇게 계속할 수 있을까?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메이커스 마크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분산되는 문제도 체감했어요.

그래서 다음 해에는 방향을 반대로 잡았어요.

더 많이 보여주는 대신, 오히려 무엇을 덜어내고 남겨야 하는지 다시 보기 시작한 거예요.


CASE #4. 독주 페스티벌

본질에 집중하며 더 선명해진 ‘독주’

메이커스 마크 네온 사인 아래 DJ 부스에서 구리 잔을 들고 공연 중인 독주 페스티벌 아티스트들

오랜 고민 끝에 '독주'가 남긴 것은 음악칵테일이었어요.

2025년 독주는 종로3가 낙원악기상가로 옮겼고, 이때부터 ‘팝업’이라는 표현을 떼고 ‘독주 페스티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콘텐츠를 덜어냈다고 경험의 규모까지 작아진 건 아니었어요.

공연팀은 기존 8팀에서 40팀으로 늘렸지만, 자기 색이 분명한 뮤지션이라는 기준은 그대로 유지했죠.

여기에 아티스트 시그니처 칵테일을 전면에 세웠어요.

헤드라이너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들고 공연 당일에만 한정 판매하는 칵테일이에요.

음악을 보러 온 관객이 별도의 브랜드 설명을 듣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메이커스 마크를 경험하도록 한 거죠.

여러 콘텐츠를 펼쳐 보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독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경험에 집중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런데 2026년 올해는 같은 장소에서 다시 행사를 열면서, 메이커스 마크와 가장 멀어 보이는 AI와 자동화를 소재로 가져왔어요.

기술이 사람을 대체한 미래의 세계를 상상했지만, 그 안을 채우는 존재는 사람이었어요.

기계 대신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 AI 대신 직접 연주하는 뮤지션, 그리고 현장에서 함께 뛰는 관객이었죠.

정반대의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핸드메이드’라는 메이커스 마크의 정체성을 오히려 더 잘 보여준 거예요.

 

독주의 형식은 계속 달라졌어요.

하지만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브랜드인지는 오히려 점점 더 분명해졌죠.


그럼에도 한 번도 바꾸지 않은 한 가지

“팝업만을 위한 콘텐츠는 만들지 않는다”

팝업만을 위한 콘텐츠는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설명하는 김홍배 님

독주의 장소와 규모, 형식은 계속 달라졌어요.

반대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원칙도 있었어요.

홍배 님은 이를 이렇게 표현했어요.

팝업만을 위한 콘텐츠는 만들지 않는다.
기준은 늘 ‘메이커스 마크만 할 수 있는가’

공간을 채우기 위해 프로그램부터 만드는 게 아니에요.

메이커스 마크만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하는 거죠.

아티스트와의 관계, 바텐더가 만든 칵테일, 문화 씬과의 협업이 먼저 있었고, 공간은 그것을 고객이 경험하게 하는 무대였어요.

참여 장치나 화려한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브랜드와 연결되지 않으면 행사가 끝나는 순간 함께 사라지기 쉽죠.

반대로 사람과 콘텐츠, 관계가 브랜드에 남는다면 한 번의 경험은 다음 프로젝트의 재료가 될 수 있어요.

공간에 무엇을 채울지보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브랜드가 계속 가져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는 것.

독주가 형태를 계속 바꾸면서도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예요.


매년 더 나은 질문을 더해온 시간

SPIN-OFF 26 포스터가 걸린 공간에서 테이블에 앉은 참석자들 앞에 서서 발표하는 김홍배 님

여기까지 따라오면 처음부터 잘 설계된 여정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홍배 님의 이야기는 오히려 반대에 가까웠어요.

문래동의 BAR 독주에서는 설명보다 경험이 먼저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독주 라이브의 좋은 반응은 한 번의 행사를 장기적인 캠페인으로 이어가 볼 근거가 됐고요.

독주 스튜디오에서는 브랜드를 ‘사람’으로 말하는 방법을 찾았어요.

그렇게 넓어진 세계를 독주 타운에 모두 담아본 뒤에는, 오히려 무엇을 덜어내야 하는지가 보였죠.

지금의 독주 페스티벌에는 그렇게 여러 해를 거쳐 남겨온 것 중 가장 강한 음악과 칵테일이 남아 있어요.

홍배 님은 이 과정을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한 번 해보고, 왜 잘됐는지 보고, 남길 건 남기고, 다음엔 조금 더 브랜드답게.”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지난해 확인한 것을 남기고, 그 위에 다음 질문을 하나씩 더했죠.

그러는 동안 독주를 기다리는 고객과 다시 함께할 파트너, 콘텐츠, 그리고 내부에서 다음 시도를 이어갈 근거도 함께 쌓였어요.

독주가 브랜드 자산이 될 수 있었던 건 같은 행사를 오래 반복해왔기 때문이 아니에요.

매년 지난 경험 위에 더 나은 질문을 하나씩 더해왔기 때문이에요.


마무리를 하며

8월 〈SPIN-OFF 26〉이 던진 질문에 메이커스 마크가 보여준 답은 의외로 단순했어요.

한 번의 성공을 정답으로 삼지 않는 것.

잘된 이유를 다시 살펴보고, 다음에는 무엇을 바꿔볼지 질문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독주에서 중요한 건 매년 새로운 행사를 만들어냈다는 사실만은 아니에요.

한 번의 경험이 끝난 자리에서 다음 시도에 가져갈 것이 무엇인지 계속 찾아왔다는 것에 더 가까워요.

그 과정에서 사람과 콘텐츠가 남고, 파트너십이 이어지고,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방식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죠.

어쩌면 브랜드 경험을 만든다는 건 처음부터 완성된 답을 보여주는 일이 아닐지도 몰라요.

한 번의 경험에서 다음 질문을 발견하고, 그 질문을 다시 경험으로 풀어내는 과정에 더 가까울 거예요.

그래서 이 글을 덮고 나면 우리에게도 하나의 질문이 남아요.

우리가 지난번에 만든 경험은, 다음 프로젝트에 무엇을 남겼을까요?

👋

결과보다 그 앞의 과정을 솔직하게 듣는 자리.
스위트스팟의 인사이트 오프라인 세션 <SPIN-OFF 26>은  새로운 질문과 함께 이어집니다.

 
팝업 문의하기